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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음악 저작권 투자 "뮤직카우" 3달간 투자 종료 후기

by ㅍㄹㅈㅂ 2020.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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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음악의 저작권을 사고팔 수 있는 뮤직카우를 알게 되어 아주 소액을 투자해보았다.

 

젝스키스의 커플, 조관우의 늪, 걸스데이의 something 등 한 9곡 정도의 노래를 사고팔아보았고, 수익률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주식 투자할 때와 비슷한 방식을 썼다. 저작권이 입금되는 추세를 조사하고, 그 중에 다른 음악에 비해 가격이 저평가된 음악을 골랐다. 그리고 꽤 기다리다가 가격이 정상화되는 지점에서 매도하였다.

 

8만 원을 입금해서 9만 3천 원가량으로 출금했으니 수익률 자체는 나쁘지 않다. 3달여 만에 16%의 수익을 올린 것이니 사실 놀라운 수익률이다.

 

투자 중단 이유

1) 과도한 수수료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 대충 거래금액의 1.2%가 수수료로 책정된다. 한번 사고 팔면 2.4%의 수수료를 떼는 것이다.

 

이 정도 수수료면 매매 빈도를 높여서 단타를 치는 것은 힘들다. 상당히 오랫동안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매매를 줄이고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고 분명 가격이 올라서 팔았는데 불구하고, 내가 가져가는 돈보다 플랫폼이 수수료로 가져가는 돈이 더 큰 경우가 잦아서 좀 짜증이 난다.

 

2) 부족한 유동성

유동성이 너무 낮다. 하루에 1번의 매매조차 일어나지 않는 음악도 많다. 그나마 매매가 자주 일어나는 임창정의 소주한잔 같은 인기 있는 노래는 입금되는 저작권료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 일반적으로 저작권료 7~8% 선에서 가격이 형성되는데 유동성이 풍부한 인기 있는 음악은 저작권이 4% 이하로 내려가기도 한다.

 

따라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기다려야 한다.

 

 

3) 저작권 시장에 대한 개인적인 무지

저작권 시장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고, 어떤 음악에서 들어올 저작권료의 추세에 대해 합리적으로 추정이 가능하다면 저작권을 보유하여 오래 보유하는 전략도 가능할 것이다. 주식 투자를 할 때 그렇게 존버 하는 전략을 쓴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저작권 시장에 대해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어떤 노래가 어떻게 인기를 얻게 되고 많이 쓰이게 되는지 도저히 예측할 수가 없다.

 

어느 날 갑자기 토토가 같은 이벤트가 생겨서 어떤 노래의 인기가 확 오를 수도, 아니면 가수가 뜬금없는 구설수에 얽혀서 인기가 갑자기 팍 식어버릴 수도 있다.

 

기업이야 총수가 구설수에 얽혀도 단기적인 작은 충격만 있을 뿐이지만, 가수의 경우 심한 구설수가 생기면 그 가수의 노래에 정말 도저히 예측할 수 없던 일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어떤 음악을 오랫동안 장기 투자하기 머뭇거려진다.

 

4) 거래 음악 추가 속도 > 투자금 유입 속도

플랫폼에는 옥션이라는 방식으로 저작권 매매를 할 수 있는 노래가 계속 추가된다. 그리고 옥션이 완료되면 그 곡은 유저 마켓으로 가서 매매 가능한 곡이 된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전체 투자금 규모가 옥션으로 노래가 추가되는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것 같다.

 

옥션에는 항상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고, 옥션으로 추가된 지 얼마 안 된 노래에도 나름대로 유동성이 풍부하다. 그런데 추가된지 아주 오래되고, 인지도가 낮은 곡의 경우 정말 유동성이 말라버린 게 보인다.

 

따라서 자신이 투자한 곡에서 유동성이 말라버리면 매도를 할 때까지 꽤 오래 기다리거나, 혹은 정말 말도 안 되게 저렴한 가격에 털어버려야 한다.

 

 

5)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신뢰성

저작권 거래 플랫폼 자체가 한국에서 뮤직카우가 최초일 것이다. 따라서 이런 플랫폼의 안정성에 대해서 확신할 수가 없다.

 

따라서 장기 투자하기가 두렵다.

 

 

결론

원래는 소액으로 시작해서 성과가 좋으면 점점 투자금액을 늘릴 생각이었다. 한 몇 백만 원 정도까지는 충분히 투자해볼 용의가 있었지만 위에서 열거한 이유로 인해 큰 투자금을 넣을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개인적으론 가요 시장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고, 어차피 작은 돈을 굴리는데 시간을 내서 따로 조사를 할 용의가 없고, 잘 알지 못하고 신뢰도가 높지 않은 플랫폼에 장기 투자를 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짧은 투자를 종료한다.

 

가요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크지 않은 돈으로 장기 투자를 할 사람이라면 계속 투자해도 좋을 것이다. 초창기인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충분한 인내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기도.

 

만 삼천 원 번 돈으로 치킨이나 사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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