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12년
담배를 2007년 말부터 피우기 시작했다. 정확한 시기를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어린 나이부터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는 사실 담배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피울 장소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고, 피우고 나서 흔적을 잘 감추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2008년부턴 안 들키게 담배를 공급받는 방법과 안 들키게 담배를 피울 장소를 찾아냈다. 그 결과로 2008년부터 꾸준히 매일 1갑씩의 담배를 피우게 된 것이다.
담배값으로 차 한 대
그 동안 내가 담배를 사는 데 쓴 돈을 다 합치면 얼마나 될까? 그걸 계산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한 돈 천만 원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 계산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몇 가지 가정을 해봤다.
- 윤년을 고려하지 않고 1년은 365일로 한다.
- 술 마실 때마다 담배를 엄청나게 더 많이 피웠지만, 어쨌든 딱 하루에 1갑씩 피운 것으로 한다.
- 처음엔 디스 플러스를 피우다가, 중간에 마일드 세븐으로 바꿔서 담배 가격이 일정하지 않다. 단순하게 담배값 인상 전 까진 한 갑에 2500원, 2015년 담뱃값 인상 후부턴 한 갑에 4500원으로 한다.
- 2008년 1월 1일에 피우기 시작하여, 2020년 2월 29일까지 피운 것으로 한다.
(계산)
2008년부터 2014년까지
=> 2500원 * 365일 * 7년 = 6,387,500 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 4500원 * 365일 * 5년 = 8,212,500 원
2020년 1월과 2월
=> 4500원 * (31 + 29)일 = 270,000 원
(합계) = 14,870,000 원
이게 그냥 순수하게 쓴 돈
어디에 투자한 것도 아니고, 정기 적금을 든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입출금 통장에 넣어놔서 조금의 이자를 받은 것도 아니고, 12년 동안 순수하게 쓴 돈만 천사백팔십칠만 원이다. 중고차로 샀으면 아주 상태 좋은 차를 샀을 가격이다.
담뱃값만큼 예적금에 들었다면?
만약 이 돈만큼을 담배를 피우지 않고 은행에 저금하여 이자를 받으며 모았으면 얼마가 됐을까. 약간의 가정을 해보자.
- 매달을 30.5일로 하여 담배값이 2500원이던 시절에는 매달 76,250원, 4500원이던 시절에는 매달 137,250원을 저축.
-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담배값 2500원일 때 정기 적금하여 만들어진 돈은, 그 후에 정기예금으로 2020년 3월까지 넣어둔다.
- 정기적금 이자율은 3%, 정기예금 이자율은 2%로 가정한다. (실제론 더 높은 상품들이 많지만)
1-1) 담배값 2500원을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정기적금
총 7,022,677원이 모인다. 이 돈을 다시 2020년 2월까지 정기예금으로 넣어둔다.
1-2) 1-1에서 모은 돈을 정기 예금
그 결과 7,668,873원이 모였다.
2) 담배값 4500원을 2015년부터 2020년 2월까지 정기 적금
적금에 넣어둔 결과 9,106,356원이 모였다.
3) 최종 모인 돈
담배값이 2500원이던 시절에 모은 돈은 7,668,873원이다. 담배값이 4500원이던 시절에 모은 돈은 9,106,356원이다. 결국 합치면 16,775,229원이 된다.
16,775,229원
천육백칠십칠만오천이백이십구 원
담배를 피우면서 담배값으로 잃는 금전적 손실은 사실 별 게 아니다. 담배를 피우면서 날린 시간들과 망가진 건강들을 고려하면 이렇게 날린 돈은 아무 것도 아니다. 내가 12년 동안 담배를 피움으로써 노년에 들어갈 추가 병원비는 대체 얼마일까. 12년 동안 담배를 피우면서 짧아진 수명은 대체 얼마로 평가해야할까.
금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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