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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금연 일기

금연 100일 드디어 성공

by ㅍㄹㅈㅂ 2020.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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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을 시작한 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그전까지 금연 최고 신기록은 90일이니까, 그 이후부턴 항상 나의 금연 신기록이다.

 

그동안 금연 시도는 수백 번을 했을 거다. 대부분은 3일도 채 성공하지 못했다. 7주일 성공조차 거의 없었다. 한달 넘게 금연을 성공한 적이 여태 4번 정도는 있었다. 그 중 1번은 훈련소 들어가 있을 때. 그 수많은 실패 끝에 드디어 금연 100일이라니.

 

블로그에 금연 후기를 올린 지도 벌써 100일이나 지났다. 감회가 새롭다. 12년 넘게 담배를 피우고, 겨우 100일 안 피운 걸로 이렇게 기쁜 것도 웃기다. 그런데 정말 너무 너무 너무 기쁘다.

 

처음 금연을 시작했을 때부터 금연 100일을 바라보고 시작했다. 100일 금연을 하면 담뱃값 45만 원을 아꼈을 테고, 금연한 날이 세 자리 수가 되는 거고, 금단증상도 없어지고 흡연 습관도 다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그렇다. 담뱃값 45만 원이 고스란히 주식계좌에 들어가 있고, 수익까지 내고 있다. 금단 증상도 없다. 흡연 습관도 없다. 가끔 정말 경치 좋은 곳에 가면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

 

 

금연 100일까지

이 블로그의 '금연 일기' 카테고리를 보면 지금까지 금연을 하면서 적었던 금연일기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그걸 다 읽기엔 너무 기니까 여기에 날짜 별로 증상을 간단하게 남긴다.

 

1~3일

죽을 맛이었다. 금단 증상이고 뭐고 그냥 다 죽을 맛이었다. 일어나자마자, 샤워 끝나고, 아침밥 먹고, 운전하면서, 쉬면서 바람 쐬러 나갔을 때, 점심 먹고, 커피 마시면서, 화장실에서, 걸어가면서, 라면 물 올려놓고, 저녁 먹고, 영화보기 직전에, 영화 본 직후에, 농구 경기 보다가 하프 타임 때... 등등 평소에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워대던 모든 순간에 담배를 이제 피울 수 없다. 미친다.

 

~7일

여전히 허전함이 강하다. 신체적으로 느껴지던 금단 증상은 줄어든다. 잠이 는다.

 

~ 15일

슬슬 담배 생각이 거의 안 난다. 금연 중이라는 것도 잊을 때가 많다. 다만 절대 술을 마시면 안 된다. 술을 마신 날 금연 실패할 뻔했다.

 

~30일

신체변화가 체감된다. 몸이 정말 좋아지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당연한 줄 알았던 아침에 느끼던 피로도 두통도 사라졌다. 피부도 좋아지고, 체취도 좋아지고, 그냥 다 좋아진다.

 

~60일

술자리에 가면 안 된다. 술자리에 가도 술에 많이 취하면 안 된다. 이때쯤 술자리에서 한 모금을 빨고 말았다.

 

한 모금 빨았다고 흡연 기간 리셋하는 바보짓을 하면 안 된다. 의욕도 떨어지고 다시 금연 시작하기까지도 오래 걸리고, 다시 시작해봐야 또 실패한다. 그냥 실수했다 치고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90일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흡연 욕구가 심해지기 시작했다. 담배를 피우고 싶어서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느낌은 아니다. 너무 짜증이 나고, 그 짜증이 날 때 밖에 나가서 담배 한 모금 빨면서 화를 삭이고 싶다는 기분이다.

 

물론 담배를 막상 피우면 또 금연 실패했다는 것 때문에 더 스트레스받는다. 그러지 말자.

 

~100일

담배 생각도 안 나고 금연 생각도 안 난다. 이젠 금연한 지 며칠 지났는지도 거의 신경 쓰지 않게 됐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금연 100일 차가 아니라, 금연 103일 차다. 금연한 지 며칠이나 지났는지 체크하는 것도 잊게 된다.

 

 

이제는 금연하는 습관

이젠 더 이상 금연하기 위해 이것저것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게 당연한 상태다.

 

 

금연하기 위해 니코틴 패치도 필요 없고, 박하사탕도 필요 없고, 아로마 파이프도 필요 없다. 담배 생각을 잊으려고 바람을 쐴 필요도, tv를 볼 필요도, 일부러 잠을 청할 필요도 없다.

 

주변 사람들도 이젠 더 이상 나의 금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차피 실패할 거라고 비웃지도, 금연하길 잘했다며 응원하지도 않는다. 어차피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기 때문이다.

 

이젠 사실 한동안 금연을 주제로 블로그에 글을 쓸 일도 없을 것 같다. 200일 정도 되면 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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