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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금연 일기

금연 200일 모은 돈으로 부모님 용돈 드리기

by ㅍㄹㅈㅂ 2020.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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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200일

금연을 시작하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무려 금연을 시작하고 200일이 넘었다. 감격적이다.

 

 

금연을 시작할 때 금연해서 아낀 담배값을 모으기로 결심했었다. 하루 1갑씩 피던 담배를 안 피우면 매달 15만 원씩 여유돈이 생긴다. 그 여윳돈을 차곡차곡 5만 원씩 주식 계좌로 이체하여 모았다. 이렇게 따로 모으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다른 소비가 늘어서 돈이 모이진 않기 때문이다.

 

사실 돈을 안 쓰고 평생 차곡차곡 모아서 아주 늙고 나면 여행 자금으로나 사용하려고 했었다. 그래서 주식 계좌에 모으고 있는 담배값을 단 한번도 절대 인출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다시 강렬한 흡연 충동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사정으로 스트레스가 너무 극심했어서 정말 미친듯이 담배를 피우고 싶어졌다. 편의점에서 담배 한 갑을 사고 개봉까지 했다.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한참을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피우지는 않았다. 담배도 라이터도 누군가가 가져가라고 그냥 길에 있는 벤치 위에 놔두고 와버렸다.

 

금연에 대한 나의 다짐을 다시금 바로잡을 방법이 없을까? 그런 고민을 해봤다.

 

모은 돈을 쓰기로 했다. 담배를 안 피워서 모은 돈을 정말 기분좋게 쓰고 나면 금연하는 기쁨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부모님께 용돈 드리기

모은 돈으로 여행이나 갈까 고민해봤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나가기도 힘든데 무슨 여행인가.

 

모은 돈으로 사치품이나 하나 살까 고민해봤다. 근데 90만원으로 딱히 무슨 사치품을 사겠는가.

 

모은 돈으로 친구들에게 한턱이나 쏠까 고민해봤다. 근데 코로나 때문에 식당 가기도 무서운데 무슨..

 

90만 원이라는 그냥 대충 쓰기엔 크고 뭘 하기엔 부족한 애매한 금액 때문에 딱히 뭘 할지 떠오르지가 않았다. 이걸 아주 만족스럽게 쓰고 싶었다. 금연을 한 것에 대한 큰 뿌듯함을 느끼고 싶었다. 그런데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래서 그냥 부모님께 용돈으로 드렸다.

 

간단하게 사정을 설명드렸다. 담배를 끊었고, 그 담배값만큼을 계속 모아두고 있었고, 이번에 그 돈을 좀 써보려고 했는데 부모님 용돈으로 드리고 싶었다고. 총금액은 90만 원인데, 그걸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었고, 다 팔지는 않고 조금씩 주식으로 남겨놓고 현금화한 게 대충 77만 원이라고.

 

기왕이면 80만 원 채워서 주지 무슨 77만 원으로 주냐고 웃으시면서 좋아하셨다.

 

금연해서 모든 돈으로 쓰는 첫 소비. 다음엔 200만 원어치 모아서 근처 해외로 짧게 여행이라도 다녀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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