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 콘스탄틴을 다시 봤다. 2005년에 개봉한 영화니까 이제 벌써 15년 전에 개봉한 영화다.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봤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친구랑 같이 가서 봤는데 아주 어렸을 때라 마냥 액션이 재밌었고 주인공이 멋있다는 생각 정도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이 영화를 다시 봤다. 요즘엔 항상 네이버 영화로 내 돈 내고 영화를 다운받아서 보지만, 아주 옛날에 중고등학교 시절엔 불법 다운로드를 많이 하곤 했었다. 예전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우연히 영화 파일을 발견했다.
일단, 너무 재밌다
별로 대단한 배경 스토리는 없다. 딱히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액션도 아니다.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인 것도 아니다. 주인공이 악마들과 싸우대는 영화답게 눈이 즐겁지만, 딱히 최고로 눈이 즐겁지도 않다. 그런데 아주 이상하게도 영화가 끝날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사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중학생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보기 전에 영화 예고편도 다시보고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중고등학교 다니는 남자애들이나 재밌게 볼 법만 영화라고 생각했다. 아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정말 재밌다. 아버지랑 여동생이랑 같이 봤는데 다들 정말 재밌게 봤다.
스토리고 배경이고 설명할 것도 없다. 그냥 보면 재밌는 영화다. 대략적인 영화의 분위기는 아래의 예고편을 참고.
최고의 금연 영화
각종 금연 광고들이 많다. TV에도 가끔씩 나오고, 유튜브에도 가끔씩 나오고, 여기저기 포스터로도 자주 보인다.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담뱃갑에도 혐오사진을 부착해놓았다. 사실 그런 광고들 별로 담배를 끊고 싶은 생각을 불러일으키진 않는다. 그런 공익 광고들을 살면서 한 수만 번은 본 것 같은데 아무 감흥이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르다.
그런 공익 공고들에 쓸 돈으로 그냥 이 영화를 전국에 주기적으로 보여줘야한다. 흡연자라면, 그리고 단 한 번이라도 금연을 고려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금연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약간의 스포일러)
사후에 지옥행이 확정된 주인공마저도, 담배는 끊지 못한다. 정말 우리들의 이야기다. 담배를 피우면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을 모두 다 안다. 담배를 피우면 외모가 늙어간다는 것도 다들 안다. 담배를 피우면 몸에서 안 좋은 냄새가 난다는 것을 다들 안다. 담배를 피우면 헛돈을 소모하게 된다는 것을 다들 안다. 담배를 피우면 얼굴에 주름이 심해진다는 것을 다들 안다. 담배를 피우면 수명이 훨씬 짧아진다는 것을 다들 안다. 담배를 피울수록 하나밖에 없이 이 목숨을 갉아먹는다는 것들 다들 안다. 그런데도 못 끊는다.
그리고 주인공은 결국 극 초반부터 폐암 판정을 받는다. 그래도 못 끊는다. 영화 내내 주구장창 담배를 피워댄다. 그래도 담배 때문에 죽는 것이 억울하기는 한지 애꿎은 거미한테 화풀이해보지만, 어쨌든 못 끊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주인공은 담배를 피운다. 지옥행이 확정이 되고 루시퍼가 자신을 지옥으로 끌고가려고 강림하는 그때에도 담배에 불을 붙이려 하고 있다. 손목이 나가서 담뱃불을 붙이는 것이 힘겹다. 그래도 계속, 계속 담배에 불을 붙이려 한다.
강림한 루시퍼는 아주 친절하게 담배 불을 붙여준다. 담배에 불을 붙여주고, 주인공이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는 것을 바라보는 루시퍼의 표정은 정말... 누군가가 일찍 죽기를 강하게 소망하던 사람이, 그 사람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바라보면 저렇게 황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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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서 죽기를 강하게 열망하는 사람들은, 내가 담배를 피우는 광경을 얼마나 흐뭇하게 지켜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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