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달
2020년 3월 1일에 금연을 시작했다. 이번 금연에는 딱히 계기가 없었다. 그냥 '내가 이걸 아직도 못 끊고 있구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그리고 바로 금연을 시작했다. 별다른 계기도 없었고 그래서 강한 동기도 없었기 때문에, 사실 이렇게 오랫동안 금연을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었다. 그런데 벌써 한 달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안 피운 담배, 모이는 돈
금연을 시작하고 이제 602 개비의 담배를 안 피웠다. 나는 한 개비를 피우는데 10분 정도 걸리니까 6000분 정도의 시간을 아꼈다. 6000분이면 100시간이고, 대충 4일 정도. 그러니까 나는 담배를 피울 때보다 꼬박 4일을 더 살 수 있었던 셈이다.
절약한 금액은 대충 13만 원 정도. 하지만 이번에는 금연하여 담배 살 돈을 절약하는 정도가 아니다. 이번 금연하는 중에는 금연한 돈을 아껴서 주식에 투자했다. 그리고 투자를 시작한 지 이제 3주 정도가 흘렀고, 2234원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정말 별 거 아닌 수익이지만, 거의 담배 10개비 가격이 아닌가. 금연 기간이 길어지면 투자 원금도 늘어날테고, 시간이 지나 수익률도 높아져있을거고, 수익금도 훨씬 커져있겠지. 벌써 기대된다.
체감되는 변화
일단 금연을 시작한지 한 달이나 지나고 보니 금단 증상은 거의 없다. 흡연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이따금 찾아오는데, 그것도 한 일주일 전부터 잦아들었다. 이제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던 상황에도 별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정말 가끔 '아 이럴 때는 담배 한 대 피우면 딱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정작 욕구가 강렬하게 찾아오지는 않는다.
폐활량이 아주 좋아졌다. 이건 너무 당연한 거라 쓰기도 귀찮다.
주변에서 향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원래는 담배를 많이 피우고, 커피도 많이 마시다 보니 정말 구취가 심각했을 것이다. 요즘은 담배 대신 목캔디를 입에 달고 산다. 그래서 주변에서 담배향 대신 느껴지는 목캔디 향을 좋아해 주는 듯하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껴지는 입 안의 텁텁함과 심한 구취가 이제는 거의 없어졌다.
코골이가 줄었다. 사실 나는 몰랐는데, 줄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아침에 기상할 때 너무나 상쾌하다.
이따금 느껴지던 두통이 없어졌다. 이젠 마지막으로 두통을 느낀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지경이다. 원래 일을 1시간 정도 넘게 하면 머리가 너무 심하게 지끈거려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다시 들어왔었다. 그런데 이제는 책을 3시간 넘게 연속으로 읽어도 두통이 전혀 없다.
피부가 좋아졌다고 한다. 피부가 밝아지고 피부결도 더 좋아졌다고. 사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주변에서 자주 이런 말을 해준다. 다크 서클은 없어지긴 했다.
장점만 있는 건 아니고 단점도 있긴 하다.
체중이 약간 늘었다. 약 2kg 정도. 많이 늘어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요즘 입맛이 좋다고 느끼긴 했는데 방심하니 이렇게 바로 체중이 늘어버렸다.
자주 졸린다. 봄이어서 그런 것일 수도, 예전처럼 담배 때문에 1시간마다 밖에 바람 쐬러 나가지 않고 그냥 계속 앉아만 있어서일 수도 있다. 일단 자주 졸린다. 특히 오후부터는 너무 졸려서 집중하는데 문제가 생길 정도. 단순히 춘곤증일 수도 있으니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긴 하다.
소감
아직도 가끔 담배를 피우는 꿈을 꾼다. 꿈에서 느낀 감정들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충동적으로 담배를 피우고, 정말 후회하고 자괴감을 느꼈었다. 금연을 시작하고 너무 기뻐해 주는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또 실패하고 말았다는 사실을 전해야 한다는 게 끔찍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것이 꿈이라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마다 내 블로그에 들어와서 내가 써놓은 금연 글들을 찬찬히 읽어보곤 했다. 글을 다 읽을 즈음엔 이미 흡연 욕구가 해소되어 있었다.
이젠 금연 2달 후기를 써서 올릴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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